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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시

[창작시] 경계에 서서 _ 은하에서 온 메시지

경계에 서서 _ 은하에서 온 메시지

경계에 서서

제갈덕주 / 문학광장 51호


하늘 가장 가까운 우리집 옥상
붉은 벽돌이 층계 층계 쌓여
네모난 언덕 위에 굴뚝 없는 꼭대기가 있다
석탑처럼 솟은 땅의 경계에 누워
계절 오는 소리를 듣는다
전설을 걸쳐 입은 별자리들이 바람을 밀면
나는 새가슴으로 귀를 내어건다
살갗에 닿은 소리없는 충돌들
아무런 자취가 쌓이지 않고
누구의 추억도 서리지 않은 날개짓을 한다
하늘이 부서지는 아픔을 삼키며
별과 별을 꿰어맨 상상의 바느질을 시도한다
귀를 닫고 눈을 닫고 마음조차 닫으면
하늘이 내려주는 동아줄을 타고 계절이
긴 숨결을 따라 배꼽 아래에 와 닿는다
시간이 바람의 날개짓만큼 날아가고
촉각을 잃어버린 손가락이 심장을
푹, 찔러오면
별빛은 깜짝 놀라 의식의 경계로 밀려난다
바람이 밤하늘 속으로 숨어 버리고
심장박동이 전깃불처럼 깜박거리면
황홀한 만남은 아쉬움을 새긴다
별빛이 실체를 살짝 내어주며, 아주 잠깐
세계가 멈추어 서는 나의 지붕에는
가끔 그렇게 은하 밖의 소식이 머물다 간다

※ [음악과 더불어]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밤

Brian Crain의 Song for Sienna를 들으며

읊어주신다면 더 없이 감사하겠습니다.

제갈덕주 / 문학광장 51호 [출처] 

사진 by 어도비 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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